客記
어쩌면 우리사회는 아직 우리의 70년대를 보여주거나 봐줄 준비--용기, 너그러움 등--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에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조심스럽게 들추어 내지만, 적당한 갈등 이후에 급하게 화해를 향해 달려간다. 이 문제는 극중 갈등이 애시당초 피해자끼리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아버지와 딸을 플롯의 중심에 두고, 아버지의 아버지를 언급함으로써 작품은 아직 끝나지 않은 냉전 반세기를 아우르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각각이 충분히 다루어졌다고 보기엔 어렵다. 극중극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두 개의 세계를 병렬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둘중 하나만 충실히 보여주는 것보다 못할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에서 섵불리 시도해서는 안되며, 특히 하나를 완성하지 못해 절반짜리..
근래에 본 최고의 멜로드라마. 새로운 영상이 뻔한 이야기에 감동을 더한다.
독립영화 감독 방준호와 연극배우 구현정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으로 가서 결혼하고자 한다. 뉴욕에서 결혼 이벤트 사업을 하고 있는 방준호의 친구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자 연극을 한편 꾸민다. 그 작품이 바로 《한여름밤의 꿈》이다. 그들은 "한 겨울의 추위를 녹이고자" 《한여름밤의 꿈》을 무대에 올린다. 이 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햄릿의 대사로 대신한다: "... 그리고 어릿광대역을 하는 자들은 대본 외의 것은 말하지 못하게 하오. 그들 중에는 머리 둔한 관객들까지 웃기려고 먼저 웃어버리는 자들이 있소. 그 시간에 그들은 연극의 중요한 내용을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말이오. 그건 아주 야비하오. 그런 수법을 쓰는 어릿광대의 마음속에는 가장 치사스러운 야심이 있음이 드러나오..." (《햄릿》 I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