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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을에는 오직 멜로, 《오직 그대만》

스테레오 2011. 11. 5. 02:33


스크린 가득히 클로즈업된 얼굴이 보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의 캐스팅은 성공적이다. 소지섭이나 한효주 모두 자신의 매력을 넘치도록 보여준다. 물론 누가 그 둘을 스크린에 담아냈는가 또한 중요하다. 송일곤이라는 이름이 그들 사이에 없었다면 아마도 내 경우 영화관을 찾아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지난 봄 <만추>가 있었다면 이번 가을에는 <오직 그대만>이 있다. 
 

그러나 영화가 점점 더 작은, 더 적은 스크린으로 옮겨 가고 있어 아쉽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의 슬럼프라는 말도 들린다. 이야기에 특별함이 없어서일까? 그러나 "멜로"라는 장르(통용되는 멜로보다는 로맨스란 말이 좀 더 정확한 것 같다)에 '만남-사랑의 시작-시련-재회' 이외의 특별한 무엇이 필요하지는 않다. 물론 이 네 지점을 연결해주는 고리의 참신함을 따질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 사이의 '비극적' 과거나 현란한 격투 장면 등은 필요했지만, 감탄을 자아낼만하지는 않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인용하거나 거기서 모티프를 차용한 것 역시 뭔가 좀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관객에게 최대한 잘 전달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옳은 길을 가고 있고, 관객들이 두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영화 속 연인들을 응원함으로써 내 사랑에도 온기를 불어 넣는 것, 이것이 바로 추운 겨울을 앞두고 이런 환상에 빠져 보고 싶은 이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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