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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고연옥 작, 김정 연출, 남산예술센터 어미가 새끼를 죽이는 일은 동물 세계에서는 드물지 않고 희랍의 메데이아나 우리네 곰 신화에서도 이따금 발견되지만 현대인의 감각으론 무대에서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상력의 주파수를 고대와 현대, 그리고 비극과 멜로드라마의 어느 중간 지점에 맞춰보자. 곰과 사람이 동거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상상은 우리가 열망하는 순수한 사랑이 어쩌면 짐승만도 못한, 욜로라는 자기애의 다른 이름이 아닌지 묻게 한다. 무대 중앙 바닥이 두 가닥 철선으로 들어올려질 때 굴은 잠시나마 바닥과 벽이 구획된 집의 형상을 갖춘다. 하지만 이 벽을 지탱하는 철선은 부부의 유대감 만큼이나 가늘고 그래서 불안하다. 세상에 잘못 태어난 아이는 없다. 부모가 벽의..
원주소: http://www.drama-in.kr/2017/12/you-know.html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원작 권여선각색/연출 박해성 출연 신사랑, 황은후, 노기용, 우정원, 신지우2017.11.23-12.03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는 동명 제목의 소설 속 인물들에게 적절한 신체와 음성을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원작 소설의 서술 방식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서스펜스는 아쉽게도 사라져야 했다. 권여선의 원작은 각 소절이 서로 다른 1인칭 화자에 의해 서술됨으로 인해 독자가 해당 소절을 읽을 때 이번에는 누가 서술자인지를 찾아야 하는 수수께끼가 주어진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독자에게 일정한 긴장감과 능동적 참여를 허락한다. 이 두 가지는 두 형식이 가진 특성을 서로 맞바꾼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