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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indienbob.tistory.com/1033) 의 리뷰를 의뢰받았을 무렵, 한 외국인 연극학자와 만날 약속이 있었고, 그가 한국의 번역극이나 문화상호주의 연극을 보고 싶어 했기에 나는 이 공연을 같이 보자고 제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불안했다. 아슬아슬하게 일정이 어긋나지만 않았어도 훨씬 더 유명하고 검증된 공연을 택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사계절 연극제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고 봄 공연을 놓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내가 관람하는 것과 누군가에게 추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다행히 공연은 내게도 손님에게도 흡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물었다. 왜 햄릿이어야 하느냐고. ‘왜, 햄릿이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라고 대답하고 넘..
역사 교과서로 하 수상한 시절에 선덕 여왕과 천명 공주를 다루는 연극 한편이 공연되고 있다. 국정화 이슈가 막 시끄러워질 무렵 나는 이 또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정부 주도의 획일적 역사관 주입에 대한 반발로 이를테면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같은 역사교양서들이 재조명되고 그 결과 출판계에서 역사 붐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국정화 고시가 이루어진 이 시점까지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에 신간 역사책이 전면에 배치되거나 지나간 책들이 차트를 역주행하는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다. 역사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나기 때문일까? 역사를 소재로 한 연극을 찾아 볼 여력이 생기는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무대 양 측면으로 분할 배치된 객석은 절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