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목록단문 (10)
客記
Man delights not me
인간은 나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혹은 하지 못한다. 햄릿의 말이다. (2막 2장) 요즘 이 말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
단문
2022. 11. 11. 01:12
1월 3일
시간은 무소음 시계 초침처럼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흐른다
단문
2022. 1. 3. 22:50
일방통행
비는 늘 오는데 청춘은 다시 안 온다.
단문
2021. 5. 21. 00:47
장마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내 기분 제아무리 추근추근한들 맛비 피할 곳 없는 길냥이에 비하랴
단문
2020. 8. 5. 17:20
중고책
중고책을 주문했다 절판된 책이었다 택배가 왔다 표지가 조금 해어졌으나 본문은 판매자의 설명처럼 변색도 낙서도 변형도 얼룩도 없다 심지어 있다던 약간의 접힌 흔적도 아무도 안 읽은 것 같다 위 아래로 강×구 도서관 직인이 찍혀 있다 2006년에 나온 책이 벌써 폐기된 걸까 앞 표지엔 대한민국학술원이 선정한 2008년 기초학문육성 우수학술도서 딱지가 붙어 있다 他者를 논하는 책이 절판되고 폐기되고 중고로 나에게 왔다
단문
2020. 3. 15. 00:35
호랑나비
호랑나비 한 마리가 지하철 출입구 쇠기둥에 앉아 힘 없는 날개짓을 하고 있다 호랑나비야 날아보렴 날개 없는 인간이나 땅 속 깊이 파놓은 동굴 속 기계를 타고 여행한단다 호랑나비야 날아봐 꽃밭이든 구름 위든 너는 너의 날개로 날아가렴
단문
2019. 10. 5. 12:45
밤
지난 밤 나는 잠을 원했고 그는 내 피를 원했다 한 방울이면 충분했으리라 한 방의 압도적인 힘으로 나는 그를 죽였다 지난 밤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내어주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가져야 했다 나는 그를 죽이고 그는 내 잠을 죽였다
단문
2019. 6. 15. 22:02
지식인이라는 저주
한 줌의 얄팍한 지식으로 무한한 세상과 마주하며 매일같이 좌절을 맛본다. 배워야 하는 게 자기임을 알면서도 아는 척 해야만 하는
단문
2018. 11. 24.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