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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기자들이 기사 쓰기 좋을 작품이다. 제4의 벽 따위야 무너진 지 오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무대와 객석이 토론을 펼치는 연극이라니. 이 뭔가 새롭고 흥미진진한 구도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보다 기사를 통해 재현된 모습을 읽고 있는 편이 더 행복하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첫날 공연의 토론 시간에선 그나마 사대강, 옥시와 같이 현재 우리 사회의 현안들이 언급되었다(한겨레). 하지만 그것을 "열띤 토론"이었다고 기록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첫날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SNS에 남긴 증언에 따르면, 중요한 키워드가 나왔을 뿐이지 토론의 수준이 결코 높았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도 트위터에 남긴 관객들의 글을 살펴보면 이 독일 연극은 꽤 만족스러웠던 것 같고, 앞으로도 좋은 기억으로 ..
"이런 건 정말 처음 봐! I've never seen ever like this!" 어제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게 내 귀에 들어왔다. 그말이 재미있었다. 어제 밤 내가 본 것은 한편의 TV 드라마였고, 그건 내게도, 그리고 그 사람에게도 분명 익숙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은 적절한 반응이기도 했다. 나는 무대 위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한편의 TV 드라마를 보았지만, 동시에 내 눈에는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향을 만들어내는 촬영 및 믹싱 현장도 감지되기 때문이다: 검은 옷을 입은 네 사람의 스탭이 4-5대의 HD 캠코더를 부산히 옮겨 다니며 무대 곳곳을 촬영하고, 인물들은 주방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지정된 자리에서 무대 구석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을 보며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