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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어디선가 '순전히 송강호를 위한 영화'라는 평을 읽었다. 그 글은 영화에 실망한 사람이 쓴 것이었지만, 대체로 수긍할 만한 평가였고, 송강호 팬에게는 나쁠 게 없는 말이었다. 이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원인은 만듦새보다 서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투리 대사에서 우선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한국 영화 대사를 곧잘 듣는다고 나름 자부하는, 게다가 인생의 반을 경상도에서 살았던, 나 역시 못 들은 대사들이 있었다. 후반부 홀로 고립된 이두삼에게서 맥베스의 고독이 느껴졌다. 이런 걸 좋아하는 나 자신이 약간 변태스럽게 느껴졌다.
가 개봉한 지 3일 정도 지났고 이미 200만 명 넘게 이 영화를 보았다. 포털 영화 사이트 평점은 다시금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에서 대립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 관객들이 주저없이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 점수를 주고 있는 반면, 기자와 전문가들의 평점은 대체로 6점, 많아도 7점에 머물고 있다. 일반 관객들은 영화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면서 80년 5월의 광주의 실상이 다시금 영화화된 것을 반가워하고, 고마워하고, 미안해한다. 반면 전문가들은 내용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 내용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평범하고, 익숙하고, 심지어 안이했다고 지적한다. 맞다. 장훈이 놀란 만큼의 연출 역량이 되어 이 영화를 같은 수준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80년 광주를 다루는 이야기의 평가 기준을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