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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섹스는 코미디에서 아주 중요한 소재다. 성욕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 중 하나이고, 그래서 가장 강력한 억압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의 초기부터 프로이트가 농담에 대해 다룬 이유도 바로 성욕 때문이었다. 코미디 영화에, 특히 성인들을 위한 코미디에는 웃음 보증 수표인 섹스가 빠지기 어렵다. 그건 마치 차포 떼고 장기를 두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섹스 코미디, 즉 섹스를 중심에 놓고 하나의 코미디를 펼쳐 나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어쩌면 그것은 마치 운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비극 만큼이나 정면 승부에 가깝다. 2005년 영화 는 그런 측면에서 뻔하지만 대담한 영화다. 안 봐도 이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은 대충 짐작이 간다. 나 역시 코미디 ..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 켄 정에 대한 관심으로 보게 되었다. 10년이 지난 영화다보니 넷플릭스에 이미 세 편이 다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1편은 꽤 흥미로웠다. 총각 파티는 우리에겐 낯선 문화이지만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어느 정도 친숙해진 통과의례(?)라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예상되는 광란의 밤을 훅 건너뛰고 다음날 모든 게 엉망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깨어나 뒷수습을 하면서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찾아가는 형태로 플롯이 구성되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전형적인 추리극의 방식이라 할 수 있고, 최종 결말도 김전일이나 셜록홈즈 등에서 봐왔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기엔 충분하다. 켄 정의 등장은 소문대로 충격적(..
지금은 편지가 그 어떤 시대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배달되는 시대이지만, 혹은 그런 시대이기에, 아무도 편지를 쓰지 않는다. 물론 텍스트 메시지나 카톡도 문자로 주고 받는 대화라는 점에선 편지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카톡이나 메시지는 매체는 문자이지만 방식은 한 마디씩 짧게 즉각적으로 주고 받는 것이 일반적이란 점에선 전통적인 편지와 분명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편지가 소멸된 이 시대에 편지글의 가능성을 보았다. 특히 전문적으로 글쓰는 사람들은 편지글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어떤 글이든 마음 속에 가상의 수신자를 설정하고 그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우선적으로 나 자신에게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소설은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그래서 작년에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