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나를 깨우는 빠르고 은밀한 침투 모성애를 내세우기에 기쁠 수 없는 제압
여러가지로 뜻깊은 공연이었다. 전혜진 배우가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그것도 명동극장에 1인 18역으로. 국민 모두가 다 아는 비극적인 일을 겪고 대중 앞에, 그것도 오롯이 혼자서 무대 위에 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다.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라이오스는 적어도 한국 연극계에서는 지금까지 '무대 밖 인물'(backstage figure)로만 존재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서 등장 기회를 얻지 못했기에 그저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이 인물이 무대에 배우의 몸을 입고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심지어 타이틀 롤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나는 라이오스가 아들을 얻기 전 행적에 대해 소포클레스가 침묵하고 있는 것 자체가 유의미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소포클레..
I can take any empty space and call it a bare stage. A man walks across this empty space whilst someone else is watching him, and this is all that is needed for an act of theatre to be engaged. 피터 브룩의 The Empty Space를 시작하는 저 유명한 문장에서 ‘to be engaged’란 말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재공연 도입부를 보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리뷰까지 썼던 초연을 보면서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이 공연에서는 ‘시작하다’라는 뜻으로 사용했다.어떤 사람이 지나가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바라본다면 그것으로 연극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