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평 (5)
客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머리를 자르러 갔다가 제임스 클리어의 이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다리는 동안 읽어 보았다. 최근 서점에 몇번 갔을 때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눈에 들어왔던 책이었다. 제목보다는 노란 색 바탕의 커다랗게 쓰여 있는 Atomic 이란 글씨가 자극적이었다. 아마도 원자 만큼 아주 작은 습관(atomic habits)도 조금씩 바꿔나가면 핵폭탄급(atomic bomb)의 힘을 가진다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 '핵무기'라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듣게 되는 한반도에 살아서인지 이 책이 어딘가 나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던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 읽어야 했던 터라 서문과 첫 한 두 챕터 정도 밖에 읽지 못했다.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10대 시절 사고로 아주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도 기적적으로 회복..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 코너를 지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독자가 다음 장면 상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선택하면 떠오르는 햄릿의 질문(To be or not to be)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치가 돋보인다. 저자 라이언 노스는 이전에도 같은 컨셉으로 을 각색한 Romeo and/or Juliet 을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사실 후자가 먼저 호평을 받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후속작으로 이 책이 나온 경우이다. 마치 RPG 게임이나 수퍼 마리오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한 페이지를 읽은 다음에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서 읽어가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햄릿, 오필리아, 그리고 아버지 햄..
위기철 지음, 창비, 2013. 조안 에이킨의 '동화 쓰기'에 이어 동화 작법 관련 조사를 하던 중에 보게 된 책이다.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굳이 부제를 이 글의 제목에 덧붙이지 않은 건, 이 책의 내용의 대다수가 글쓰기 일반의 문제이지 동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동화의 특수성이 있겠으나, 독자를 누구로 설정하느냐 문제를 제외한다면 동화라고 해서 완전히 다른 글쓰기를 하는 건 아니다. 저자 스스로 말하듯이, 작가가 아이 마음을 갖고 쓰면 동화가 되고, 어른 마음을 갖고 쓰면 소설이 될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창조적 글쓰기를 해야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을 주제로 논문이나 평론을 써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무엇보다..
미야시타 나츠, , 이소담 역, 예담, 2016. 양과 강철의 숲이란 피아노에 대한 복합적 비유다. 일반인들에게 피아노를 소재로 접근하라 하면 대부분 나무가 먼저 떠오를 것이고 간혹 상아로 만든 건반을 생각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피아노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강철로 만든 피아노 현 정도는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양(羊)은 뭐란 말인가? 건반을 눌렀을 때 현을 때리는 망치(해머)가 펠트로 감싸져 있다는 데 답이 있다. 펠트는 울에서 왔고 울은 양에서 왔음을 알아야 비로소 양이 피아노와 연결된다. 그렇다. 양과 강철의 숲이란 적어도 현과 해머가 있는 어쿠스틱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는 사람과, 그 건반이 해머를 통해 현을 두드릴 때 올바른 소리를 내도록 하는 조율사에..
제리 무어 지음, 김우영 역, 제2판, 한길사, 2016. 누군가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 사람의 주저를 읽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주저에 바로 뛰어드는 것은 어렵다. 내 경험상 심오한 사상가일수록 그런 시도는 무모했다. 물론 그건 그 책에 문제가 있기 보다 독자인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아서였다. 어떤 분야는, 어쩌면 대부분은, 입문서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나는 해당 분야의 대표적 인물의 전기로부터 도움을 많이 얻는다. 어쩌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으나, 누군가를 얼마간 이해했다는 착각이 그의 사상에 더 깊이 들어갈 용기를 부여한다. 제리 무어의 은 이런 점에서 나에게 적합했다. 인류학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 밖에 없는 내게는 “인물로 읽는 인류학의 역사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