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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 코너를 지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독자가 다음 장면 상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선택하면 떠오르는 햄릿의 질문(To be or not to be)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치가 돋보인다. 저자 라이언 노스는 이전에도 같은 컨셉으로 을 각색한 Romeo and/or Juliet 을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사실 후자가 먼저 호평을 받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후속작으로 이 책이 나온 경우이다. 마치 RPG 게임이나 수퍼 마리오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한 페이지를 읽은 다음에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서 읽어가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햄릿, 오필리아, 그리고 아버지 햄..
두 번의 국왕 살해로부터 태어난 하나의 비극: 의 출전에 관하여셰익스피어는 를 쓰면서 라파엘 홀린셰드의 책(Holinshed’s Chronicles of England, Scotland, and Ireland, 1577[1587])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의 큰 줄거리는 홀린셰드가 쓴 덩컨 왕과 맥베스 왕의 이야기와 동일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덩컨 살해의 공범을 뱅코우가 아닌 맥베스 부인으로 만들고, 맥베스를 불면증에 시달리는 인물로 만든 것은 다른 이야기, 즉 도널드가 더프 왕을 죽인 사건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또한 사료에 따르면 맥베스가 왕위에 오른 후 뱅코우를 죽이기 전까지 약 10년이 경과하였으며, 그때까지 맥베스는 나름대로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
셰익스피어와 유령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에서 혼령, 요정, 마녀, 마술 등 초자연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혼령 또는 유령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또한 가장 극적으로 이용한 초자연적 요소이다. 예를 들어 와 , , 등에서는 환영(visions)의 형태로 유령이 나타나고, , , , , 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spirits)이란 의미에서 혼령이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사용된 혼령은 당시의 신앙과 문학적 전통이 만나서 이루어진 것이다. 16-7세기 영국은 마술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크게 번성하던 시기였으며, 마술과 유령에 대한 견해 또한 다양했다. 먼저 스콧(Reginald Scot)과 같은 사람은 《마술의 발견(The Discoverie of Wichcraft)》이라는 책..
연극이란 무엇일까? 연극계에 종사하거나 이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조차 이 물음에 한마디로 답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 물음에 정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각양각처에서 수많은 모습의 연극이 있어왔고 지금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한 마디로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 단 하나의 정의는 불가능하더라도 시대와 지역마다 유력한 정의들은 있어 왔다. 물론 우리 시대에는 그와 같은 주류 연극론이 있다손 치더라도 모두가 그것을 따라야 할 법적 의무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거기에 저항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극예술가들도 시대적 주류 연극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때로는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아카데미..
작성일: 2007/11/06 02:42 수정일: 2008/03/17 2008년 재공연에 부쳐 작년 공연 리뷰를 일부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지난 10월 한 달 간 국립극장에는 희랍 비극과 중국의 경극을 비롯하여 인도, 터키, 그리고 영국의 글로브 극장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나라를 대표한다는 극단들이 초청되어 한국의 관객들에게 다양한 무대 경험을 선사한 축제가 열렸다. 바로 이 국립극장 페스티벌이 끝나고 11월이 시작되는 시점에 또 다시 연극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니, 어디 한번 깊어가는 이 가을에 다시 한 번 남산을 찾아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2007년 11월 6일부터 약 3주간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는 국립극단의 제209회 정기공연이자 2007년 세계명작무대로 선정된 윌리엄 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