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양동탁 (3)
客記
극사발이란 집단이 있다. 풀어보면 꽤 도발적인 이름이다: ‘연극을 통한 사회적 발언’. 이들은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작품 하나를 연습했고, 얼마 전 창단 두 번째 공연을 마쳤다. 그런데 이들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출품한 이 작품은 비주류 예술을 위한 축제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연일 신문지상과 트위터를 통해 뜨겁게 다뤄진 핫이슈인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품 속에서 ‘남조선일보’라는 가상의 유력 일간지 기자가 등장한다 하지만, 연극 잡지보다 먼저 시사주간지에 공연에 대한 기사가 대서특필 되는 것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얼마나 프린지의 축제 정신에서 벗어나 주류 문화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
지난번 "적도 아래의 맥베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재일교포들의 이야기 앞에서 나는 다소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아마도 나의 삐딱한 성품이 그 첫번째 이유이겠으나, 굳이 이유를 대자면 이야기의 소재가 공연을 보기도 전에 나에게 "연민"을 강요하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선입견을 흔들어줄 뭔가 '쿨한' 이야기를 내심 기대하는데 막상 그러한 작품은 만나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선뜻 말하지도 못한다. 분명 찜찜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이야기가 과연 미학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라든지, '이처럼 심각하고 또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가볍게 다룰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 번에는 "단조롭고 지루하다"라든지,..
공연정보: http://www.playdb.co.kr/playdb/e_brochure.asp?PlayNo=19410 당초 "다큐멘터리 같은 공연"을 구상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연출의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자료의 힘이 느껴지는 공연이며, 또한 그것을 관객에게 친절히 베풀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물론 구보, 또는 이상의 팬이라든지, 한국현대문학 전공자라면 장면 사이사이의 보충 설명들이 군더더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에겐 이러한 코멘터리는 장면전환을 더없이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방편일 것이다. 이제 자막 없는 TV를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는 브레히트적 요소에 익숙해졌다. 다원 연극이라는 이 공연의 성격은 2부 보다는 1부에서 보다 충실하게 구현되고 있다. 2부에서도 영상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