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영화 드라마 속 자동차 PPL 본문

잡생각

영화 드라마 속 자동차 PPL

스테레오 2022. 8. 23. 00:00

최근 영화 <헌트>를 보면서 한 가지 편안함을 느꼈다. 

영화 속 자동차 PPL이 없다는 점이었다. 

소위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으레히 자동차 추격 장면이 나오고, 그럴 때면 고성능 자동차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액션 영화는 자동차 브랜드 입장에선 자사의 자동차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아주 좋다. 

영화 속 수퍼 히어로 만큼이나 자동차도 수퍼 파워를 가진 것 같은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 속 자동차 PPL은 종종 너무 노골적일 때가 있는데, 해당 브랜드의 최신형 자동차를 그것도 종류 별로 전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캠페인은 사실 연속극 드라마에서 더 자주 발견된다. 

한편으론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여러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아올 수 없으니 한 브랜드의 차가 나오는 게 불가피하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가 그토록 사실임직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많은 제작비를 들여 사실적인 시각 효과를 만들고 있는데, 그와 같은 현실성이 구축된 세계에서 주인공과 그의 적대자를 비롯한 모든 인물이 같은 브랜드의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 원칙에 부합하지 않기에 그 순간 소위 '몰입감'이 떨어지게 된다. 

어쩌면 노골적인 PPL은 예술성에 위배될지언정 소비자 입장에선 고마운 일일 수도 있다. 적어도 그것이 광고임을 인지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산업이 앞으로 더 정교화되면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PPL이 집행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것이 광고인지도 알지 못한 채 그 상품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기는 날도 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가 가끔 어설픈 광고 때문에 그 실상을 깨닫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헌트>에서 시종일관 나오는 '그라나다'를 보면서 문득 영화에서는 단종된 차를 이용하는 게 관객 몰입에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봤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