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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올림픽의 시대는 저물었나

스테레오 2022. 2. 9. 01:55

코로나 이후 열리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 올림픽이 예전같지 않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fair play 라는 스포츠 정신을 통해 감동을 얻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면 된다는 국가적 경쟁이 펼쳐지는 광경을 낯뜨겁게 바라봐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가간 대항이라는 포맷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낡은 인식으로부터 노골적인 반칙이 행해지고, 상위권 선수들이 어처구니 없는 실격을 당하는 일이 연일 일어난다. 왜 이 광경을 전세계 사람들이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올림픽이 본래 스포츠 정신과 유지하고 스포츠 경기를 통해 우애와 친선,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몇 가지를 생각해보았다. 

1) 개최국이 출전하지 않는 방안. 개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개최국은 선수를 출전시키는 대신 공정하고 안전한 경기를 치르는 데만 주력하도록 하자. 하지만 이 경우 개최국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불이익이 생긴다. 

2) 개최국이 선수를 출전시키되 메달을 받지 않는 방안. 개최국은, 특히 스포츠 선진국의 나라들은 자국 올림픽에서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서 종합 1위 혹은 역대 최고 성적을 얻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인으로서 역할을 망각하고 손님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개최국은 차라리 메달을 포기하여 순위에 들어가지 않으면 어떨까? 물론 이 경우에도 선수 개인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기록과 명예는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국가에서 메달에 상응하는 포상/연금을 수여할 수는 있을 것이다. 

3) 국가대항전 방식을 버리는 방안. 국가간 경쟁이 과열되어 페어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운동회 처럼 청팀-백팀으로 나누든지, 아니면 올림픽이니까 오륜기 색깔을 따라 다섯 가지 색의 팀으로 나눠 팀별 대항전을 하도록 하자. 전쟁을 멈추고 함께 스포츠로 평화를 만들자는 게 올림픽 정신이라고 알고 있는데, 전쟁 없는 시대가 오래된 지금은 올림픽에서 없던 감정도 생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술에는 국경이 없다. 스포츠에는 국경이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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