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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럼프

아래아한글로 갈아탐 + 엔드노트

스테레오 2015.10.24 19:54

박사논문은 MS워드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서지작성프로그램 엔드노트를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문제가 일어났다. 워드로 타이핑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한글 자모가 분리되어 입력되는 것이다. ㅇㅣㄹㅓㅎㄱㅔ ...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책은 단 하나 워드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새로 실행하는 것 뿐이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여기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재실행하고 나면 그 전에 뭘 쓰려고 했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건 아주 큰 문제다. 의식 저 너머로 도망가버린 생각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집중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고 만다. 


그러다보면, 쓰던 글을 잠시 접어두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검색질을 하기 시작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커뮤니티에 질문을 검색하거나 직접 올려 보기도 하고, 별의별 검색어로 구글링을 시도한다. 구글신도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결정적 원인은 이 문제가 한글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일이다 보니 영어 검색어는 물론 해결책도 없다는 데 있다. 


많이 등장하는 원인 및 해결책은 IME 설정을 변경하는 것인데, 모두 내가 사용하는 OS와 워드의 이전 버전에 해당하는 것이라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였다. 그 당시 나는 윈도우7 프로페셔널 + MS워드 2013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문제는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했고, 이제는 더이상 찾지 않고 있다. 


그 일이 한참 진행되던 어느 날 나는 아래아한글로 갈아탔다. 내가 사용하는 버전은 한컴오피스 (아래아)한글 2014 버전이다. 적어도 한글 논문을 작성하는 경우라면 한글이 워드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말하고 싶다. 석사 논문을 아래아한글로 쓴 터라 더 익숙한 측면도 있겠지만, 입력에서 오류가 나는 경우도 없고, 스타일 지정도, 적어도 내겐, 훨씬 편리하다.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기존에 작성한 워드 문서와의 호환이다. 다행히도 현재 아래아한글에서는 워드 문서를 열고 편집할 수 있다. 다만 100% 호환이 되지는 않는다. 워드 문서를 한글에서 열면 레이아웃이 틀어지고, 온갖 지저분한 스타일이 함께 따라온다. 이 부분은 약간의 수작업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조금 더 큰 문제는 워드에서 설정했던 "텍스트 강조 색"이 한글에서는 "형광펜"과 연동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이 경우 해당 텍스트를 삭제하고 새로 입력하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겹낫표 같은 특수 문자의 코드 체계가 다른지 PDF 출력을 했을 때 해당 부분만 이상하게 출력되는 일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을 모두 피하기 위해서는 아래아한글의 워드 호환문서 기능을 사용하지 말고, 별도의 hwp 파일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아래아한글은 MS워드와는 달리 엔드노트가 연동되지 않는다. 엔드노트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인 CWYW은 MS워드만 지원한다. 이 문제는 인용 문헌이 많을 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일이다. MS워드 이외의 프로그램서 엔드노트를 사용하는 방식은 공식적으로는 FORMAT PAPER라는 기능을 활용하는 것인데,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내가 찾은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MS워드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우선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고 인용은 수기로 입력한다. 나는 MLA 방식을 따라 괄호에 저자명과 인용면수만 괄호로 표기하기 때문에 이 작업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아무개 100). 이렇게 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첫째로 참고문헌 작성을 위해 논문 전체를 새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 둘째로 동일 저자의 논문을 여러 편 인용하거나, 성이 같은 저자를 인용하는 등 중복이 발생하는 경우 각 인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용 및 참고 문헌을 위해 MS워드 파일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아래아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다가 인용할 필요가 있을 때, 우선 수기로 입력하고, 해당 서지를 MS 워드에 삽입(insert selected citation) 한다. 그러면 워드에는 괄호 인용과 함께 자동으로 참고 문헌이 문서 뒤에 추가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글과 워드 파일을 동시에 작성해주면 논문 작성이 끝날 시점에 자동으로 참고문헌도 모두 만들어지게 된다. 필요한 경우 참고 문헌의 범주를 나눌 수도 있다(Categorize References). 그런 다음 참고 문헌을 모두 복사하고 아래아 한글로 붙여넣기 하면 된다. 복사하기 전 MS 워드에서 내가 원하는 폰트와 글꼴 크기를 설정한 다음 한글로 붙여 넣기하면 따로 스타일 지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좀더 깔끔하게 붙여넣고 싶다면, 한글로 붙여 넣기 할 때 골라붙이기 (Ctrl + Alt + V) 하고 유니코드를 선택해주면 된다. 단, 이 경우 서양서명의 기울임꼴이 해제되므로 별도의 서식 지정이 필요하다. 


p.s. 

인용 및 참고 문헌이 번거롭더라도 수시로 확인하고 업데이트 해야 한다. 발표나 제출 직전에 처리하기엔 생각 외로 작업량이 많다. 무엇보다 마지막 시점엔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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