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Ryan North, To be or Not to be: a chooseable-path adventure 본문

Ryan North, To be or Not to be: a chooseable-path adventure

스테레오 2018. 11. 27. 01:51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 코너를 지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독자가 다음 장면 상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선택하면 떠오르는 햄릿의 질문(To be or not to be)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치가 돋보인다. 저자 라이언 노스는 이전에도 같은 컨셉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Romeo and/or Juliet 을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사실 후자가 먼저 호평을 받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후속작으로 이 책이 나온 경우이다. 

마치 RPG 게임이나 수퍼 마리오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한 페이지를 읽은 다음에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서 읽어가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햄릿, 오필리아, 그리고 아버지 햄릿 세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오필리아를 선택해서 읽어봤는데 예상 외로 몇장 읽지 않고서 빨리 결말에 도달해 버렸다. 예상치 못한 행복한 결말을 보았다는 것은 이득이지만,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10%도 읽지 못한 채로 끝나버렸다는 것은 마치 첫 번째 스테이지도 클리어 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게임의 허망함과 비슷한 느낌을 맛보았다. 물론 다른 인물로 다시 읽을 수 있고, 같은 인물로도 다른 선택을 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사주면 고전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기대하는 독자가 있을까봐 덧붙인다. 분명 그런 효과를 기대해도 좋겠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햄릿과 오필리아의 연애가 꽤나 솔직한 어휘로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 유난히 흥미로울 수도 있다. 

https://www.bookdepository.com/Be-or-Not-Be-Ryan-North/978073521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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