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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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극단 리쩨이넘, Oedipus rex (2003.10.15)

스테레오 2010. 4. 16. 00:52
서울 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인 러시아 극단 리쩨이넘의 오이디푸스 왕을 관람하였다. 놀자티켓이라는 기획티켓으로 봤는데, 예술극장 2층 가운데 맨앞은 생각보다 자리가 좋지 못하다. 난간과 조명들로 인해 시야가 가리기 때문이다. 결국 자리를 옮기고...

이 작품은 몇 해전 역시 공연예술제(그때는 연극제) 출품작으로 김명화 각색의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을 생각나게 했다. 그 생각이 분명히 난것은 바로 (정확히) 코린트식 기둥을 사신이 매고 나왔을 때였다. "~그것은 인간"을 보면서 무대에 대해 말하며, 나는 기둥 양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당시의 무대는 무너진 희랍식 신전이 회전하면서 다양한 무대를 펼치게 되었다면, 이번 무대는 꼭 씨름판-아마도 오케스트라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같은 원형무대를 한가지 장소로(테바이의 왕궁 앞) 한정하여 전통 희랍극적인 양식을 준수하고 있었다. 이같은 희랍극적인 양식은 배우가 단 세사람이었다는 점, 또한 코러스의 등장(단 코러스는 이들 세배우가 하고 있었다.) 액션보다는 대사로 감정을 드러내며 사건(이오카스테의 자살이나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르는 것등)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그러하였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이 러시아 극단의 작품을 몇번째로 관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금 그들의 배우로서의 매력에 감탄하고 돌아왔다. 서양인으로서의 잘 발달된 몸과 신체의 사용, 뮤지컬배우같은 노래실력까지.. 엄청난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군다나 세사람이 두시간동안 (거의) 퇴장도 없이 연기를 해야 하니 말이다. 

돈이없어 프로그램을 못산채로 바로 작품을 대하면서 도대체 저게 어느나라 말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했다. 불어? 독일어?.. 러시아말을 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지난 몇해 동안 쉽지 않음을 확인하기도 한지라 기약없는 다짐에 그치지 않을까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잘된 공연이라 생각되면서도 "so what?"하는 물음이 남는다. 휴머니즘,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긍정, 이런 사상에 함께 할 수 없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품의 의미라는 문제를 신중히 다룰 수있도록 더 공부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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