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客記
妻의 감각 본문
고연옥 작, 김정 연출, 남산예술센터
어미가 새끼를 죽이는 일은 동물 세계에서는 드물지 않고
희랍의 메데이아나 우리네 곰 신화에서도 이따금 발견되지만
현대인의 감각으론 무대에서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상력의 주파수를 고대와 현대,
그리고 비극과 멜로드라마의 어느 중간 지점에 맞춰보자.
곰과 사람이 동거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상상은
우리가 열망하는 순수한 사랑이 어쩌면 짐승만도 못한,
욜로라는 자기애의 다른 이름이 아닌지 묻게 한다.
무대 중앙 바닥이 두 가닥 철선으로 들어올려질 때
굴은 잠시나마 바닥과 벽이 구획된 집의 형상을 갖춘다.
하지만 이 벽을 지탱하는 철선은 부부의 유대감 만큼이나
가늘고 그래서 불안하다. 세상에 잘못 태어난 아이는 없다.
부모가 벽의 중력을 떠받쳐주지 않아 살아남지 못할 뿐이다.
힘겹게 자라온 남산의 공공극장이 지금 이처럼 위태롭다.
어미가 새끼를 죽이는 일은 동물 세계에서는 드물지 않고
희랍의 메데이아나 우리네 곰 신화에서도 이따금 발견되지만
현대인의 감각으론 무대에서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상력의 주파수를 고대와 현대,
그리고 비극과 멜로드라마의 어느 중간 지점에 맞춰보자.
곰과 사람이 동거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상상은
우리가 열망하는 순수한 사랑이 어쩌면 짐승만도 못한,
욜로라는 자기애의 다른 이름이 아닌지 묻게 한다.
무대 중앙 바닥이 두 가닥 철선으로 들어올려질 때
굴은 잠시나마 바닥과 벽이 구획된 집의 형상을 갖춘다.
하지만 이 벽을 지탱하는 철선은 부부의 유대감 만큼이나
가늘고 그래서 불안하다. 세상에 잘못 태어난 아이는 없다.
부모가 벽의 중력을 떠받쳐주지 않아 살아남지 못할 뿐이다.
힘겹게 자라온 남산의 공공극장이 지금 이처럼 위태롭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