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박조열 작, 이성열 연출, 2010-04-15, 명동예술극장 그 동안 내 머리 속 오장군은 하회별신굿에 등장하는 이매와 닮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매와 오장군 중 누가 더 바보스러우며, 더 순박한 캐릭터인지는 생각 할수록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장군 역할을 맡은 배우가 상당히 샤프하고 강인한 턱선을 가지고 있었다. 나를 비롯해서 같이 본 여러 사람들이 오장군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연출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외적인 요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오장군이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듯이 그렇게 바보같지 않은 인물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시골 농사군이라면 그 정도 체형을 유지할 수 있을 (또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훈련소에서는 ..
어제 잠을 못잤으나 공짜 관람이기에 피곤을 무릅쓰고(?) 달려갔다. 브레히트 사후 50주년을 기념해서 그의 대표작들이 최근에 공연됨으로써 나로서는 브레히트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는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독일어로 번안하고, 쿠르트 바일의 작곡으로 만들어진 대중적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예당 오페라 극장에서 베르디의 를 공연하고 있어서 두 개의 공연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는게 나름 의미심장하다고 느꼈다. 다만 일반 대중이나 기존 오페라 관객들 모두에게 다소간 외면 받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10인 편성의 라이브 재즈 연주가 음악극으로서의 오늘 공연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주었다. 어느 일간지 기사에서 '라이브 밴드는 별미'라는 표현하고 있던데, 오히려 라이브 밴드의 음악이 ..
우리읍내 Our Town 원작: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 번역: 오화섭/번안: 오태석 연출: 김한길 2006년 8월 5일 저녁 7시 30분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이 작품은 오태석 선생이 국립극장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고 공연하는 첫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공연을 끝낸 후 로비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았는데, (물론 그는 나를 알지 못하기에 그냥 지나 왔지만) 목에 수건을 두르고 손에는 대본으로 보이는 종이 뭉치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TV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연 팜플렛을 이용해서 작품의 내용을 잠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막이 오르면 무대감독의 설명으로 시작되어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경기도 가평 '우리읍내'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이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