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記
지난 번 글이 맥북의 고장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번엔 사망이다. 비극으로 끝난 이 이야기를 나는 지금 새 노트북으로 쓰고 있다. 작년 겨울 공인 서비스 센터에서 로직 보드 수리를 받고 그럭저럭 잘 쓰고 있었다. 그러다 5월 정도부터 일없이 꺼지고 재부팅 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가로수 길에 있는 애플 매장에 들고 갔는데 보드 고장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다시 받았다. 그동안 15년 정도 여러 대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메인보드 고장을 하나의 맥북에서 6개월 간격으로 두 번이나 경험하게 된 것이다. 흔히들 얘기하는 뽑기운이 없었던 걸까. 더 슬픈 일은 그 다음이었다. 수리 받은 제품의 AS 기간은 90일이기 때문에 이번 고장에 대해서는 애플이 책임지지 않았다. ..
지난 밤 나는 잠을 원했고 그는 내 피를 원했다 한 방울이면 충분했으리라 한 방의 압도적인 힘으로 나는 그를 죽였다 지난 밤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내어주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가져야 했다 나는 그를 죽이고 그는 내 잠을 죽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머리를 자르러 갔다가 제임스 클리어의 이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다리는 동안 읽어 보았다. 최근 서점에 몇번 갔을 때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눈에 들어왔던 책이었다. 제목보다는 노란 색 바탕의 커다랗게 쓰여 있는 Atomic 이란 글씨가 자극적이었다. 아마도 원자 만큼 아주 작은 습관(atomic habits)도 조금씩 바꿔나가면 핵폭탄급(atomic bomb)의 힘을 가진다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 '핵무기'라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듣게 되는 한반도에 살아서인지 이 책이 어딘가 나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던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 읽어야 했던 터라 서문과 첫 한 두 챕터 정도 밖에 읽지 못했다.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10대 시절 사고로 아주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도 기적적으로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