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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거국적이고 조직적인 투쟁이 아니라 로큰롤를 향한 한 개인의 덕심열정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바퀴를 움직이는 숨은 힘이다. 조금 덜 학구적이고 훨씬 더 일찍 그리고 더 많이 라이브 음악이 무대를 장악했더라면 어땠을까? 영화를 보면서도 떼창을 하는 흥부자 한국인이 로큰롤이란 말에서 기대하는 것을 채워주기엔 공연이 몇몇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바깥의 날씨만큼 차가웠다.
화장실 코미디의 대가가 만든 드라마 답게 언제 웃겨줄지를 기대하게 만들고 그 기대가 솔찮이 충족된다. 비고 모텐슨은 일부러 살을 찌운 게 아니라 촬영하다가 살이 찐 게 분명하다! 언뜻언뜻 아라곤의 이미지가 나타나는 게 즐겁다. 안두릴의 주인에게 핫도그를 쥐어주다니!!
어디선가 '순전히 송강호를 위한 영화'라는 평을 읽었다. 그 글은 영화에 실망한 사람이 쓴 것이었지만, 대체로 수긍할 만한 평가였고, 송강호 팬에게는 나쁠 게 없는 말이었다. 이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원인은 만듦새보다 서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투리 대사에서 우선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한국 영화 대사를 곧잘 듣는다고 나름 자부하는, 게다가 인생의 반을 경상도에서 살았던, 나 역시 못 들은 대사들이 있었다. 후반부 홀로 고립된 이두삼에게서 맥베스의 고독이 느껴졌다. 이런 걸 좋아하는 나 자신이 약간 변태스럽게 느껴졌다.
2주 전 한참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맥북 전원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전원이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급하게 다른 pc로 검색을 하고 여러가지 응급 부팅 방법을 다 시도해 보았으나 허사였다. 그러던 중 비슷한 많은 사례들이 과전류에 의한 마더보드의 단락(쇼트)임을 알게 되었다. 전에 쓰던 다른 브랜드 랩탑(씽크패드, 바이오)은 물론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서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당황스러웠다. 애플의 보증기간은 끝났으니 더 난감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은 마더보드에 한해 2년 보증이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고장이 마더보드 쇼트에서 끝난다면 아직 무상 수리가 가능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이렇게 말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마더보드 교체로 해결되는 문제였고, 지금 ..
지난 여름 놓쳤던 뮤지컬 를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관계자의 초대를 받아 제한적 상영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연극이나 오페라를 스크린이나 화면을 통해 고화질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영국의 국립극장 라이브(NT LIVE)의 레퍼토리는 남산국립중앙극장이 도맡아 상영하고 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메가박스 몇몇 곳에서 상영하고 있다.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작품들은 DVD로나, 혹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영국 주요 극장의 공연 실황을 https://www.digitaltheatre.com 이란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공연 영상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예술의..
예술의전당 월간지 뷰티풀 라이프 12월호에 부투소프의 인형의 집 리뷰를 기고했습니다. 허락된 지면을 거의 다 해석에 썼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물음표가 뜬 게 저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 같았어요. http://www.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 36~39페이지 입니다.
얼마 전 본 미국의 어느 대학 국제경영학과 수업 실황 영상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BTS 이야기를 하며 "New Cool"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들었다. 한국을 포함하여 동아시아가 new cool 이니 국제경영학을 하는 학생들은 이 새로운 조류를 잘 알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의 미국내 흥행은 백인 주류 사회가 새로운 쿨함으로 아시아(계)를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지극히 평범한 로코 줄거리를 따르고 있는 이 이야기가 제작되고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모든 이야기가 화교 사람들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브루스 웨인 만큼의 부자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중국계일 것이다라는 이 영화의 발상은 묘한 설득력이 있다. 어쩌면 이 또한 특정 민족에 대한 왜..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 코너를 지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독자가 다음 장면 상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선택하면 떠오르는 햄릿의 질문(To be or not to be)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치가 돋보인다. 저자 라이언 노스는 이전에도 같은 컨셉으로 을 각색한 Romeo and/or Juliet 을 발표한 바 있다고 한다. 사실 후자가 먼저 호평을 받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후속작으로 이 책이 나온 경우이다. 마치 RPG 게임이나 수퍼 마리오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한 페이지를 읽은 다음에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서 읽어가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햄릿, 오필리아, 그리고 아버지 햄..
한 줌의 얄팍한 지식으로 무한한 세상과 마주하며 매일같이 좌절을 맛본다. 배워야 하는 게 자기임을 알면서도 아는 척 해야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