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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記
근래에 본 최고의 멜로드라마. 새로운 영상이 뻔한 이야기에 감동을 더한다.
독립영화 감독 방준호와 연극배우 구현정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으로 가서 결혼하고자 한다. 뉴욕에서 결혼 이벤트 사업을 하고 있는 방준호의 친구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자 연극을 한편 꾸민다. 그 작품이 바로 《한여름밤의 꿈》이다. 그들은 "한 겨울의 추위를 녹이고자" 《한여름밤의 꿈》을 무대에 올린다. 이 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햄릿의 대사로 대신한다: "... 그리고 어릿광대역을 하는 자들은 대본 외의 것은 말하지 못하게 하오. 그들 중에는 머리 둔한 관객들까지 웃기려고 먼저 웃어버리는 자들이 있소. 그 시간에 그들은 연극의 중요한 내용을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말이오. 그건 아주 야비하오. 그런 수법을 쓰는 어릿광대의 마음속에는 가장 치사스러운 야심이 있음이 드러나오..." (《햄릿》 III...
12월 2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말하고 노래하는 여우, 사람에 따라 매력적일 수도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소재이다. 일본 문화에 친근함을 느끼는 관객이라면 흥미있을 법한 작품이다. 또한 늦은 저녁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어린이들을 관객으로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 같다.
연극이란 무엇일까? 연극계에 종사하거나 이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조차 이 물음에 한마디로 답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 물음에 정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각양각처에서 수많은 모습의 연극이 있어왔고 지금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한 마디로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 단 하나의 정의는 불가능하더라도 시대와 지역마다 유력한 정의들은 있어 왔다. 물론 우리 시대에는 그와 같은 주류 연극론이 있다손 치더라도 모두가 그것을 따라야 할 법적 의무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거기에 저항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극예술가들도 시대적 주류 연극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때로는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아카데미..
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브롬캠프 (2009 / 미국) 출연 샬토 코플리, 윌리엄 앨런 영, 로버트 홉스, 케네스 코시 상세보기 외계생명체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여기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비록 피터 잭슨이 고무인간이나 오르크 따위를 만드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키틴질에 더듬이가 달려있고 끈적한 무언가와 자주 함께 등장하는 외계생명체는 , , 와 같은 시리즈물에서부터 와 같은 SF 재난영화 등에서도 충분히 봐오지 않았던가. 이 영화의 새로운 점이자 동시에 미덕인 부분은 외계인을 탈식민주의적 시각에서 보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어느날 우주선 한 대가 지구에 불시착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머물러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페임 감독 케빈 탄차로엔 (2009 / 미국) 출연 애셔 북, 케이 파나베이커, 케링턴 페인, 폴 맥길 상세보기 ,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다시 만든 전례에서도 대체로 그러했지만, 이번 영화도 저렴한 입장료의 미덕을 제외하고서는 무대 위에서의 실연(live performance)과는 구분될만한 영화 만의 독특성은 발견하기 어렵다. 다만 일종의 원작 뮤지컬의 파생 상품이라 할만한 이 학원물 뮤지컬 영화는 초등학교 고학년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등위의 결정(12세 관람가)은 적절했다고 보인다. 번역에 대해 한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요즘 영화번역을 활발히 하는 박지훈씨가 이번 번역을 맡았는데, 영화 중 "All that Jazz" 노래 번역은 꽤 그럴싸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작..
나는 역시 이안의 팬인가 보다. 나는 그의 영화를 보며 자주 감탄한다. 그는 거대자본으로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대중에게 볼거리 선사를 잊지 않으면서도 -- , 의 스펙터클; 대다수 이성애자들에게는 충분히 자극적인 소재인 동성애를 다룬 ;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문제의 그 '10분'만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았던가 --그러면서도 대중들이 그저 좋아할 만하게 영화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이번 영화에서도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옆에 있던 관객의 한 숨과 이어나온 반응들은 꽤나 허탈하다: 뭐냐, 뭐가 이렇게도 기냐, 어쩌라고 등등... 나 또한 마지막에 가서 일말의 해피엔딩을 잠시 기대해 보았지만, 영화가 정말 그렇게 갔다면 150분의 시간이 아까웠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안의 영화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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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13일 금요일 부산 수영사적공원내에 자리한 수영민속예술관 놀이마당에서 수영야류(들놀이) 탈놀이가 벌어졌다. 또한 탈놀이에 앞서서는 길놀이 행렬이 벌어졌다. 이번 길놀이는 1935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탈춤이 금지되면서 전승되지 못했던 길놀이를 복원하였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의를 지닌다. 해방 이후 탈춤은 복원 계승되어 오고 있지만 길놀이는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대 외세의 억압으로 금지되었던 공연이 75년이 가까이 지나 국가 기관(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하에 복원된 이번 행사이기에 이번 일은 분명 그 자체로 보면 민족의 아픔을 씻어내고 민족 문화를 다시 세우는 경사라 하겠다. 그러나 민족 문화를 보존하고자 하는 국가의 박물적(博物的) 관심 속에 기성 체제와 권력에 대한 저항적 ..